마리아를 탓할 수는 없다. 스승은 자신이 보고 배운 그대로 제자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으니까. 주지태는 자신의 마음을 점점 감추기 시작했고 설중매화 사건으로 부정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마리아가 한 것처럼... 이제 지태는 무섭다, 아프다는 감정을 긍정할 수 없다. 허용된 감정은 분노뿐이다
마리아에 의해 주지태의 마음은 부정되었다. 마리아는 단 한 번도 지태의 신체능력을 질책한 적이 없다. 마리아가 적대한 것은 지태의 마음이었다. 지태의 무서운 걸 무섭다 말하는 솔직함과 위험한 상황에서도 남의 아픔에 공감하는 다정함은 마리아에게 약함이고 위선이며 고쳐야 할 버릇이었다.
주지태가 자신의 마음을 처음부터 부정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남에게 종종 감출지언정 스스로 자기감정을 부정하진 않았다. 주지태는 끔찍한 경험을 했고 악몽을 꿀지언정 비교적 정신이 건전하게 자랐으며 무서우면 무섭다. 아프면 아프다 말할 수 있는 아이었다. 그리고 마리아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