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싸개의 재질로 보았을 땐 바로 닦아주었으면 지금만큼 큰 파손은 없었을텐데, 아마도 젖은채로 오래 방치되었던 것 같아요. 헌책방 노점 간판대에서 비를 맞았을까요? 집에서 고양이가 물그릇이라도 엎지른 걸까요? 책의 기억에 여러 상상을 더해보는 것도 책 수선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재영책수선

18 48

서가에 책을 세워놓든, 눕혀놓든, 커버의 책등은 보통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빛에 가장 쉽게 노출이 되는 부분이지요. 즉 변색이 가장 심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재질과 색상으로 만든 커버라도 시간이 지나면 마치 여러 톤을 쓴 것처럼 변하기도 합니다. 멋진 변화예요.

28 56

본문 내지 수선이 끝이 나면 본격적으로 가장 상태가 심각한 책등 수선에 들어갑니다. 출판 당시 사용하고 남은 접착제와 라이닝들의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어요. 책을 온전히 잡아주는 책등의 역할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모두 깨끗하게 제거하고 튼튼하게 보수하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31 60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로 결정을 했을 때 떠오른 것은 영화 속에서 블랙 미니 드레스를 입은 햅번의 모습이었습니다. 세련되고 우아하면서도 온기를 잃지 않는 바로 그 느낌이었죠. 그런 햅번의 모습을 닮은 책으로 바꾸고 싶었고, 그렇게 이 책은 블랙 미니 북커버를 입게 되었습니다.

33 62

하지만 아무래도 떡제본의 접착력은 세월에 많이 취약해서 본문 내지 일부는 이미 완전히 분리되어 떨어져나온 상황이었고, 나머지 부분도 조금이라도 책을 활짝 펼치면 바로 뚝 떨어질 상태였습니다. 표지 역시 군데군데 접히고, 헤지고, 찢어져서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상태였지요.

12 39

그림책보다가 수채화 삽화가 너무 아름답고 따뜻하고 이야기 소재도 독특해서 재미있는 책 발견.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팔로우하고 있는 님이 생각났다. 멋진 일을 하시는 분.

32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