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아무리 주대각처럼 굴어도 부서진 몸으로 지태를 구한 것도 기절한 마리아를 업고 시체굴을 살아나온 것도 주대각이 아님. 결국 사람은 자기 자신일 수 밖에 없음. 두 사람이 언젠가 길고 어두운 굴을 지나 소중한 사람을 제 안에서 지키고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나올 수 있길...
마리아를 고분고분하게 따르다가도 폭력 앞에선 하얗게 질리고 마리아를 놀리기도 하고 친구와 놀자고 끌기도 끼니를 걱정하기도 했던 지태가 마리아에게 무엇이었는지는 모름. 처음엔 주대각스럽지 않음에 속내를 드러낼 만큼 화가 났고 한 순간은 주대각으로 보여 구역질나게 무서웠다는 것은 알겠음
주대각 같은 얼굴로 제가 필요하다는 걸 숨기지도 못하다니 그건 지태에게 얼마나 강력했을까. 그 이후 동거 때 실질적 가장이 된 마리아가 어머니를 생각나게 했을 거고 또다시 길거리 싸움에서 주대각을 봤다가 시체굴에선 본인이 약해서 지켜내지 못한 지현이에 겹쳐져 빙글빙글 돌아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