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정신은 어릴 때보다 지혜로워졌을까? 경험은 많아졌겠지. 그러나 그 경험은 꼭 긍정적이고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음. 겁 없던 아이는 자신을 이기는 성공의 기억을 쌓아 능숙한 어른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고 겁이 많아진 어른이 될 수도 있는 거지.
장미령은 어른임. 어른이 된다는 건 생각보다 재미없음. 보통 사람도 팔팔했던 몸이 세월에 따라 데미지가 누적되어 곡을 하기 시작하는데 어릴 때부터 인간의 극한까지 몸을 써온 선수들의 경우 고질적 부상을 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임. 하물며 이사장에게 착취당한 암흑기 졸업반 출신은...
장미령은 표류 중인 지태를 못 알아봤을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봄. 차소월은 그보다 덜한 상처로도 지태의 이상을 감지했었음. 지태가 그 날 엉망으로 당한 부상은 하루 이틀 안에 나을 것도 아니었고 그 모습으로 학교에 나왔든 며칠 결석을 했든 담임인 장코치가 못 알아채기 어렵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