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이 굴다리 안에서만 머물러서 배우지 못한 게 얼마나 큰 결핍인지 당장 실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음. 오진의 스테로이드를 맞아 통증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하지만 지태는 그걸 알고 포기했기에 이창의 눈을 파고 코를 뜯고 고간을 차버린 것과 같이 정확히 약점만 골라 악랄하게 공격한 것임
지태의 못 배워서 그렇냐는 발언은 굴다리의 교육 부재가 약점인 것을 이창보다 더 잘 알아서 한 약자혐오에 언어폭력이 맞음. 지태가 힘들어도 공부 놓지 않았던 것도 배움이 사회에서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지금 공부에 손 놔버린 건 절망으로 미래를 버린 증거기도 함.
쓰레기가 된 건 태어나길 쓰레기였기 때문이다. 나락 인생이 된 사정은 중요하지 않고 알 필요도 없다. 는 건 사실 주지태 자신이 앓고 있는 문제인 것임.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자신이 혐오스럽다. 난 태어날 때부터 쓸모없이 태어난 것 같다. 고 자신을 보듯 남을 보는 것임
지태마랴가 좋지만 왜 좋은지 한마디로 말하기엔 말문이 막히고 밤새 말하라면 좋다는 말만 밤새 할 수 있을 것 같음. 원수의 자식, 공범자와 동반자, 가해자와 피해자, 오해와 이해, 나락과 구원 같은 단어를 주워섬겨봐도 두 사람의 일부만 말할 뿐 온전히 다 설명할 순 없어서...